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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경제학: 단식월 라마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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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1-26 23:35 조회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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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경제학: 단식월 라마단의 역설

이 글은 원순구, “단식월 라마단의 역설 – 식품 소비량 오히려 40% 증가”
[Chindia Plus, Vol. 95, August 2014]에서 발췌, 정리한 것임.


이슬람 문화권에서 단식월을 의미하는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이다. 인류가 라마단 달에 이슬람을 알게 됐기 때문에 무슬림에게는 성스러운 달, 즉 성월이다. 이슬람력은 순수 태음력이라 매년 10일씩 앞당겨진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라마단의 의미
2014년 라마단은 한국 시간으로 6월 29일 저녁에 시작해서 7월 27일 저녁 전 끝난다. 2013년은 7월 9일 저녁부터 8월 7일 저녁 전까지였다.
라마단 기간에는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라도 금식하는 사람 앞에서 먹거나 마시는 행위는 예의에 어긋난 것으로 간주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단식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일출과 일몰 시간은 각국의 주요 언론 매체와 텔레비전으로 공시되고 주요 종교단체에서는 유인물을 발간해 안내하기도 한다.
라마단의 시작과 끝은 매년 다르다. 어떤 해에는 무더운 여름이기도 하고 추운 겨울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에서 같은 날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각 지역의 종교지도자가 라마단 달의 첫 초승달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전 세계 20억 무슬림들은 해가 뜬 후부터 질 때까지 모든 음료와 음식, 오락과 성관계를 피한다. 새벽 4시 전에 먹고 하루 종일 굶다가 오후 6시가 되면 금식 해제를 알리는 모스크 방송이 들려온다. 해가 떠 있는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다가 밤에 폭식을 하기 때문에 위장병 환자가 평상시보다 증가한다.

단식의 빛과 그림자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들은 대부분 단식월 동안 이른바 ‘라마단 증후군’을 겪는다. 공복에 음식이 갑자기 흡수되어 체하거나 이유 없이 짜증이 나는 경우,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경우,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경우 등 다양한 증세로 고통 받는다. ‘심야 폭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도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슬림 주부들이 한 달 동안 밤낮 없이 음식을 장만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남성들은 주로 선물이나 용돈 주기 같은 경제적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라마단 기간에 일가친척이 오면 아이들에게 선물이나 용돈을 주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음식(할랄 식품) 소비량이 평소보다 오히려 30~40% 증가한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낮 동안 굶었던 무슬림들이 밤에 과식을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라마단 소비 문화의 한 단면이다.
신문과 방송 등의 언론 매체와 각종 전단에도 특수를 노린 상업광고가 넘쳐난다. 이 시기에는 1년 매출액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아랍 지역을 제외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라마단이 과식과 쇼핑의 시간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라마단의 소비경제학, 할랄 식음료에 대한 특수
라마단 기간의 단식은 ‘가난한 이들’의 굶주림을 체험하는 동시에 신에 대한 믿음을 시험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원래는 낮에 금식하고 저녁 이후에는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삶과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기라는 의미였지만, 실제로는 자기 전에 폭식하게 되어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의 비만과 당뇨병을 초래하고 있다.
단식은 각 기업체의 업무 생산성에 절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같은 이슬람 문화권이더라도 상대적으로 중동지역보다 개방적인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남이 안 보는 데서 눈치껏 먹는 무슬림도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 단식이 면제된다.

► 노령으로 단식이 불가능한 사람
► 여행 중이어서 한 곳에 머무를 수 없는 사람(여행 중 일정 기간 이상 한 곳에 거주하는 사람은 제외)
► 단식으로 병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환자의 병 상태는 의사가 진단해야 한다)
► 생리 중이거나 산욕기에 있는 여성
► 임신 중이거나 젖을 먹이는 산모
► 단식으로 인해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갈증과 배고픔을 느끼는 사람
► 정신이상자나 기억을 상실한 사람

이둘 피트리 축제에서 자캇으로 라마단 마무리
우리말로 통상 ‘희사’ ‘보시’ ‘자선’으로 부르는 자캇(zakat)은 무슬림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5대 기둥 중 하나이다. 라마단은 ‘희사’의 달이기 때문에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돕는 달이기도하다.
자캇은 라마단이 끝난 후 무슬림들의 가장 큰 축제인 이둘 피트리(Idul Fitri) 하루 전날 진행된다. 이둘 피트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아이돌 피트리(Aidol Fitri)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르바란(Lebaran)이라고 불린다.
자캇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재산 일부분은 ‘알라의 소유’라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동자산의 2.5%를 생활이 어려운 가족이나 친척 또는 가난한 이웃이나 고아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이슬람 관련 단체를 통해 기부하는 것이다.
자캇의 최우선 대상은 본인 가족이다. 그다음 순서가 이웃과 고아다. 내 가족이 굶고 있거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데, 이웃을 먼저 찾아 희사하는 것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반하는 하람(haram)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 순서가 타인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자캇 모금 기관이 정부기관이지만,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관련 민간단체이다. 그만큼 말레이시아가 인도네시아보다 엄격하게 자캇을 관리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르바란은 무슬림들이 가족과 친구를 방문하는 특별한 시기로, ‘르바란’은 이전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는 의미이다. 르바란 축제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전통 음식을 먹고 가족과 친구들이 새옷을 입고 한 곳에 모여 서로 용서를 구하며 인사를 나눈다. 한국의 설날처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돈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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